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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404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404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404 NAME NOT FOUND

저자 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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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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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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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9,000

책소개

사람이 이름을 잃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름은 전부야. 이름을 지어준다는 건 그냥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아주 소중하고 귀한 형태로 존재하는 거야.”
그는 낡은 자동차에도 이름을 지었고, 자동차의 공간에도 이름을 지었다.
위태로운 스타트업을 하는 이 남자는 실패를 거듭 거듭해 이제는 제이름마저 잃게 되는 상황에 빠져 버렸다. 돈과 집을 잃고, 무너져버린 이 남자의 선택은 도마뱀 꼬리처럼 자신을 도려내는 것. 이름을 버리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자살로 트라우마를 가진 한 여자가 있다.
안정적인 공무원에 경제적인 사정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보수적인 직업상 가려야할 것도 숨길 것도 많다. 이 여자는 가족과도 나눌 수 없는 큰 상처를 가지고 있다. 큰 상처는 정신과적 흉터를 남겼다. 메워질 것 같지 않던 무한한 빈 공간은 우연찮게 한 남자와의 충돌로 한 번에 메워진다.
유일하게 자신의 비밀스러운 상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이 남자와의 사랑으로 트라우마를 회복해나가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의 성공은 곧 자신과의 멀어짐이다. 빈 공간을 채운 전부가 다시 사라졌다.

이름을 잃어버린 또 다른 여자가 있다.
디자이너의 자아는 사람들의 세심한 표정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일종의 직업병을 안겨다 주었다.
어릴 적 경찰관이던 새아버지의 성희롱과 아슬아슬한 스릴을 즐기는 성도착증으로 남자를 혐오하게 되고, 반사적으로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뭐. 그것도 나쁘지 않다.
사회의 시선은 달랐다. 그 정체성을 철저히 숨기고 도피처를 찾아 결국 결혼까지 했다.
얼굴이 아니라 표정에 이끌린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이름을 잃고, 자신마저 놓아버렸다. 동정일까,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일까. 이 남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점점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작가소개

무명

필명은 무명이다.
한 때, 모든 공중파와 종편의 메인 뉴스,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식했다.
사회면을 장식한 부끄러움에 필명은 당분간 무명으로 하겠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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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낙선한 정치인, 시험에 낙방한 학생, 사업에 실패한 사람의 모습은 대개 비슷하다. 행동, 표정, 어쩌면 목소리까지. 물론 이것은 한두 번 실패했을 때의 전형이다. 반복되는 낙선, 낙방, 실패가 이어지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기괴해진다.

과장된 자신감과 들뜬 기분으로 산만한 행동을 하고 과잉 긍정, 무계획적인 소비로 뒷감당이 어려워진다. 그러다 갑자기 길을 걷는 것조차 힘겹다. 마치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것처럼 무거운 압박이 온 몸을 휘감는다. 무기력, 식욕증가, 집중력 상실, 심한 자책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반복되는 패턴과 파동이 처음에는 일정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높고 낮음이 뾰족하고 불규칙해진다.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괴이한 악보 같은 파동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보이고 들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눈과 귀를 닫고 자리를 피해버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실체가 있는 기괴함이다. -본문 중-



그는 중고로 산 흰색 SUV를 타고 다녔는데 이름을 마렝고라고 지어주고, 그 이니셜을 차 뒤에 새겼다. 주행거리 10만km를 넘긴 마렝고가 그의 유일한 재산이었다.

마렝고 뒷문에 걸터앉거나 2열 시트를 접어 누워있는 걸 좋아했다. 비 오는 날 마렝고를 타고 빗소리를 곁들인 음악을 듣는 게 좋았다. 2열 시트를 접고 뒷문까지 닫으면 완벽한 개인 공간이 만들어졌다. -본문 중-



"내가 뉴스를 하나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뉴스?”
“100억 원의 홍보비를 쓰는 것보다, 뉴스를 만들면 그게 마케팅이 되니까.”
“뉴스를 만들어?” 안나는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 뉴스를 만드는 거야.”
“그냥 돈을 써서 광고를 하는 건 안 돼?”
“내가 돈이 없잖아.”
“응… 그래서, 그 뉴스라는 건 어떻게 만드는 건데?”
“이름을 훔치는 거야.”
“이름을 훔치다니…” 안나는 말을 흐렸다. 입술에 침을 묻히고 눈을 또렷이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혹시 불법은 아니지…?”
“당연하지, 이보다 합법적인 것은 없어.”
“훔치는 게 합법이라니… 자기가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어. 또 장난치고 웃기려는 거야?”
“아니. 훔친다기보다 이름을 합법적으로 빌린다고 표현해도 되겠다. 어차피 둘 다 똑같은 거니까.” 노아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눈이 커지고 약간 상기된 표정이었다. 자신의 계획을 풀어놓을 때의 표정을 안나는 감지했다. 그가 설레는 표정은 늘 같은 표정이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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